바르셀로나 48시간 여행 (1)
혹독한 독일 겨울 대비를 위한 여행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유럽의 겨울이 참 우울하다고 생각한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이 많고 해가 5시 정도면 지기 때문에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조차 길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파리에서의 겨울이 춥고 흐리고 쬐끔 우울했기 때문에 올해 독일에서의 겨울이 9월 입국하자마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에 있는 친구한테 내가 바르셀로나 가면 놀아주냐고 물어봤고, 그 친구가 재워줄 수도 있다고 해서! 숙소비가 굳었으니 그나마 비행기표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12-14일에 딱 48시간 동안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친구한테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서 알려준다고 했으나 정작 출발 전 날까지 알려준 것은 "빠에야, 타파스, 바다수영, 사그라다 파밀리아" 였다..ㅋㅋ 내 친구가 J 처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유동적으로 그날그날 계획을 세워서 정말 다행이다.
비행기표는 뮌헨-바르셀로나 루프트한자 왕복항공권으로 해서 148유로 였다. 루프트한자여서 그런지 2시간 밖에 안되는 비행이었는데 물도 주고 초콜렛도 줬다. 루프트한자 초콜렛 존맛 ㅎ.ㅎ
- 공항 - 바르셀로나 시내
나는 친구 부모님댁이 메트로역이랑 가까워서 메트로를 탔다. 공항에서 메트로를 탈 때는 공항티켓을 사야 한다. (5.15 유로) 진짜진짜 소매치기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메트로가 텅텅 비었어서 좀 어이가 없었다. 그냥 가방을 앞으로 메면 안전한 것 같다. 친구 왈: 공항버스는 러시아워 걸리면 늦을 수 있으니 안전한 메트로 추천
바르셀로나에도 옥토버페스트가 있다?
네 있습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옥토버페스트 줄이 아주 길었다! 뮌헨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갔건만 옥토버페스트 텐트를 마주쳐서 웃겼다.

플라사 에스파냐 (Plaça d'Espanya)
밤에만 가봤지만 볼 것이 많은 광장이다. Arenas de Barcelona라는 쇼핑몰 옥상에 올라가면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돈 내야 하지만 나랑 친구는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타고 무료로 올라갔다. 이 쇼핑몰은 원래 투우 경기를 하는 곳이었는데 경기가 금지되면서 쇼핑몰로 바뀌었다고 한다.

까딸루냐 국립 예술 박물관에 야경보러 올라가는 길에 찍은 사진인데 박물관 건물에 축구 경기장에서 나오는 불빛이 합쳐지니 장관이었다.
친구 어머니가 해주신 맛있는 엠빠나다 (Empanada)
스페인 사람들은 저녁을 늦게 먹는다. 보통 밤 9-10시에 먹는 게 기본이라고 한다. 친구네 가족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일찍 8시 반쯤 저녁 식사를 한다고 했다. 친구랑 야경을 보고 왔더니 친구 어머님께서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주셨다. 엠빠나다, 오이 샐러드, 과일이 저녁메뉴였다. 닭가슴살과 채소가 들은 엠빠나다! 엠빠나다는 보통 중남미, 스페인에서 먹는 패스츄리같은 식감의 도우 안에 여러 속재료를 넣어 튀기거나 구운 음식이다. 우리나라 만두 모양이 다양하듯 엠빠나다의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나라의 수직적인 사내 문화, 학원 문화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친구 부모님께서 2-3년 전에 한국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 밤 늦게까지 학원 다니는 문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셨는데 정말 학생들이 그렇게 늦게까지 공부를 하냐며 그와 비슷한 질문들을 많이 던지셨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시로 갈 수록 학구열이 심해지고 대한민국 사회는 경쟁이 심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설명드렸다.
말씀드리면서 생각해보니 어떻게 고등학교 3년 동안의 야간자율학습을 버티고 상대평가로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대학교를 졸업했는지 이상하게 신기했다. 분명 그 때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된 저녁식사였다.
내가 새로운 도시에 가면 매번 했던 free walking tour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왠지 바르셀로나는 한 번 정도는 더 올 것 같고, 현지인이랑 같이 보내는 여행이니 그 다음 날은 늦잠을 자고 내가 그렇게 학수고대했던 바다 수영을 하기로 했다. 친구도 나의 결정에 안도하는 얼굴이었다.ㅋㅋㅋ 파리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한 9개월만에 보는거라 밀린 근황토크 + 진지한 대화를 하느라 둘 다 피곤했지만 새벽 두 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